글/한상기
차의 무게를 줄이는 것은 메이커 뿐 아니라 부품 회사에게도 공통된 숙제이다. 차의 무게는 연비와 배기가스에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요즘 같은 규제의 시대에 조금이라도 중량을 줄여야한다. 플라스틱은 철강 다음으로 자동차에서 많이 쓰이는 소재이다. 현재 자동차에서 차지하는 플라스틱의 무게는 평균 14%에 불과하지만 앞으로는 이 비율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프리미엄 메이커 중에서는 BMW가 플라스틱을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BMW는 현행 5시리즈의 펜더 같은 부분에 플라스틱을 적용해 경량화를 시도했고 이는 6시리즈도 마찬가지이다. 즉, 스트레스를 덜 받는 부분에 플라스틱을 사용해 무게 증가를 막는 것이다. 플라스틱이 BMW 라인업의 전체 무게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7%로 업계 평균 보다 높다. BMW는 1990년만 하더라도 플라스틱의 비율이 12% 정도였다.
BASF의 자료에 따르면 유럽의 미드 사이즈에서 플라스틱이 자동차 무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75년에는 6%에 불과했고 1991년에서도 8%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1998년에는 11.5%, 2002년에는 13%, 작년에는 18%로 시간이 갈수록 이 비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연비 개선을 위한 경량화가 목적이라면 플라스틱의 사용 비율은 점차 높아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BASF, 다우 오토모티브, SABIC 같은 세계적인 부품 회사들 역시 플라스틱은 예상 보다 빠르게 쓰임새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BASF의 경우 2010년에는 플라스틱이 자동차 무게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9%를 넘어갈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다우 오토모티브는 2015년에 이르면 지금보다 2~3배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플라스틱이 주목받는 이유는 오르는 철강 값이 심각할 정도로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철강 값 폭등으로 많은 메이커들이 차량 가격을 올렸고 이는 소비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또 다른 이유로는 경량화가 쉽다는데 있다. 일반적으로 플라스틱은 철강 보다 절반이나 가벼워 높은 강도를 요하는 부분이 아니라면 상당한 경량화를 이룰 수 있다. 거기다 디자인의 자유도와 보행자의 안전도도 높다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