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트렌드의 큰 줄기, 로우 CO2 버전 베스트 10(2008-09-02)

칼럼
유럽에서 가장 뚜렷한 트렌드를 하나를 꼽는다면 로우 CO2 버전을 들 수 있다. 고성능 버전처럼 거의 대부분의 메이커가 CO2 저감에 초점을 맞춘 친환경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블루모션, 유럽 포드의 에코네틱, 스코다의 그린라인, 벤츠의 블루이피션시, BMW의 이피션트다이내믹스 등 모두 이름만 다를 뿐 동일한 성격이다. 최근에는 시트로엥과 푸조도 에어드림과 블루 라이언을 런칭했다. 유럽의 로우 CO2 버전은 현대가 초대 아반떼에 잠시 선보였던 린 번(Lean Burn)과 성격이 흡사하다고 할 수 있다.

글/한상기

이런 모델들이 나오는 이유는 유럽이 CO2 기반의 세제를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자동차제조사협회 ACEA(European Automobile Manufacturers’ Association)에 따르면 거의 모든 EU 국가가 승용차에 한해 CO2 기반의 세제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15개월 안에 프랑스와 스페인, 핀란드, 아일랜드가 CO2에 따른 세제를 도입했고 네덜란드와 덴마크, 포르투칼 등의 14개 국가도 여기에 동참할 예정이다.

내용은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다. 이태리는 최초의 차를 살 때에만 혜택이 주어지고 프랑스와 영국은 대수에 상관없이 개인이나 회사 차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CO2 배출량에 따라 세금을 차등 부과하는 것은 가장 많이 도입되는 방식이다. 독일도 내년 1월부터 CO2 배출량에 따른 과세 제도를 시행해 소비자는 CO2와 엔진 배기량에 따라 매겨지는 세금을 고려해 차를 고르게 된다. 영국은 3년 전부터 신차 출시 때 CO2 배출량이 명시된 스티커를 붙이고 나온다. 2005년 자발적으로 시행된 이 제도는 시간이 갈수록 참여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가장 친환경적인 ‘A’부터 ’G’까지 등급이 나눠진다.

프랑스는 CO2 배출량에 따른 보조금 정책을 실시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나라이다. 서유럽 전체가 판매 정체를 겪고 있지만 프랑스는 상반기 판매가 112만대로 4.5% 늘어났다. 보조금 정책 때문에 소형차와 시티카의 판매가 15%나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재 프랑스 신차에서 소형차와 미니카가 차지하는 비율은 49.6%에 이르고, 이중 60%를 PSA와 르노가 차지하고 있다. 판매 10위 안에 랭크된 차 중 CO2 배출량 120g/km 이하가 7대나 된다.

프랑스는 소비자가 CO2 배출 130g/km 이하의 차를 구매할 경우 적게는 200유로, 많게는 5천 유로(전기차의 경우)를 되돌려 준다. 반면 CO2 배출량이 160g 이상일 때는 200유로, 250g이 넘어가면 최대 2,600유로를 더 지불해야하는 부담이 있어 소비자의 구매는 자연스레 소형차로 몰리고 있다.

CO2 배출량이 적은 양산차 베스트 10

CO2 배출량이 그 차의 가치를 나타내는 시대다. 요즘은 스포츠카나 수퍼카들도 CO2 배출량을 반드시 표기하도록 되어 있고 라이벌 보다 적을 경우 이를 더욱 부각시킬 정도다. 그만큼 CO2의 배출량은 현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고 소비자에게도 구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영국과 프랑스 등 EU 27개국의 상당 국가가 CO2 배출량에 따라 세금을 매기기 때문이다. CO2 배출량이 가장 낮은 자동차 10대를 선정해 보았다.

포드 피에스타 에코네틱 – 98g/km

유럽 포드의 피에스타 에코네틱(ECOnetic)은 최신 모델답게 최저 CO2 배출량을 자랑한다. 피에스타 에코네틱의 연비는 27.0km/L, CO2 배출량은 양산차 중 최저 수준인 98g/km이다. 이는 폭스바겐 폴로 블루모션의 99g/km 보다 적은 것이다. 폴로 블루모션의 배기량이 1.4리터인 것에 반해 피에스타 에코네틱은 1.6리터로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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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메이커와 마찬가지로 포드의 에코네틱 역시 CO2를 줄이기 위한 해법은 비슷하다. 각종 저항을 줄이기 위해 보디 킷을 바꾸고 차고도 조금 내렸다. 구름 저항이 적은 타이어(175/65R14)와 마찰 저항이 적은 윤활유도 필수. 거기다 고연비 운전을 돕기 위해 계기판에는 시프트 라이트까지 추가했으며 변속기의 최종감속비도 3.37에서 3.05:1로 낮췄다. 엔진은 90마력의 1.6리터 TDCi가 기본이며 0→100km/h 가속 시간은 12.3초이다.

폭스바겐 폴로 블루모션 – 99g/km

폭스바겐 폴로 블루모션은 CO2 배출량이 99g/km에 불과하다. 현재 시판되는 양산차 중 100g/km이 안 되는 3 차종 하나이며 영국에서는 혼잡통행세가 면제되기도 한다. 폴로 블루모션은 에어컨을 켠 상태에서도 CO2 배출량이 102g/km에 그친다. 폴로 블루모션은 78마력의 1.4 TDI 3기통 디젤이 올라가며 공인 연비는 30.6km/l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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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트 이비자 1.4 TDI 에코모티브 – 99g/km

세아트는 에코모티브라는 이름으로 저 CO2 버전을 운영하고 있다. 라인업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모델은 이비자 1.4 TDI 에코모티브로 CO2 배출량이 폴로 블루모션과 동일한 99g/km에 불과하다. 이비자 에코모티브는 2009년형으로 첫 선을 보였다. 엔진은 파비아 그린라인과 동일한 80마력의 1.4 TDI 디젤이 올라가지만 이비자가 더 가볍기 때문에 연료 소모와 CO2 배출량은 더 적다. 이비자 에코모티브의 공인 연비는 31.6km/l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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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포투 MHD – 103g/km

포투 cdi로 88g/km의 CO2 배출량을 기록한바 있는 스마트는 포투 MHD(Micro Hybrid Drive)로 103g/km이라는 수치를 달성했다. MHD는 친환경 디젤과 스톱-스타트 기능에서 비롯되는 뛰어난 연비를 뜻한다. 스톱-스타트 기능은 8km/h 이하에서 활성화되며 운전자 임의대로 기능을 해제할 수도 있다. 포투 cdi는 스톱-스타트 기능이 더해지면서 도심 연비가 19%나 향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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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쿠퍼 d – 104g/km

미니 쿠퍼 d는 30.8km/l의 뛰어난 공인 연비만큼이나 CO2 배출량이 적다. 1.6리터 디젤 엔진의 쿠퍼 d는 CO2 배출량이 토요타 프리우스와 동일한 104g/km에 불과해 동급에서 가장 깨끗한 모델 중 하나이다. JCW 버전이 동급에서 가장 CO2 배출량이 많은 것과는 대조적인 것. 수동 모델은 CO2 배출량이 상당히 적지만 자동변속기는 134g/km으로 대폭 올라간다. 출력은 110마력에 불과하지만 24․5kgm의 최대 토크가 1,750rpm부터 나오기 때문에 운전에 스트레스가 없다. 수동 기준으로 최고 속도는 194km/h, 0→100km/h 시간은 9.9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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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프리우스 – 104g/km

토요타 프리우스의 CO2 배출량은 104g/km으로 전체에서 최저는 아니지만 하이브리드 모델 중에서는 가장 낮다. 프리우스의 공인 연비는 28.7km/l에 달하지만 고속도로에서는 디젤보다 열세에 있는 것이 약점. 하지만 CVT가 ‘기본’인 것은 다른 모델에 비해 장점이다. 현 모델의 배기량은 1.5리터지만 내년 초에 나올 3세대는 1.8리터로 늘어난다. 배기량이 늘어나도 니켈-메탈 배터리의 효율이 높아져 연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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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로엥 C1 1.0i – 108g/km

시트로엥 C1 1.0i는 하이브리드를 제외한다면 가솔린 모델로서는 CO2 배출이 가장 적다. 68마력의 998cc 엔진은 108g/km에 불과하고 공인 연비는 5단 MT 기준으로 26.1km/l이다. 시트로엥 C1은 푸조 107, 토요타 아이고와 형제차로 같은 엔진일 경우 CO2 배출량과 연비는 거의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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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다 파비아 그린라인 1.4 TDI – 109g/km

스코다 파비아 그린라인은 올해 3월의 제네바 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였다. 스코다의 그린라인은 폭스바겐의 블루모션과 동일한 성격으로 수퍼브와 파비아 등에 적용되고 있다. 파비아 그린라인에는 폭스바겐에서 가져온 80마력의 1.4 TDI 디젤이 올라간다. 5단 수동변속기 기준으로 CO2 배출량은 109g/km, 공인 연비는 29.3km/l에 달한다. 스코다 라인업에서 가장 작은 파비아는 2000년 출시 이후 누적 생산 2백만 대를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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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시빅 하이브리드 – 109g/km

시빅 하이브리드는 인사이트가 단종된 이후 혼다의 친환경 이미지를 이끌고 있는 모델이다. 시빅 하이브리드는 프리우스와 달리 전기 모터가 엔진을 보조하는 개념이지만 엔진의 배기량이 낮고 차체가 가벼워 CO2 배출량이 109g/km에 불과하다. 변속기도 CVT만 제공되며 공인 연비는 26.1km/l이다. 혼다는 개선된 IMA 시스템의 뉴 인사이트 출시를 앞두고 있어 내년에 나올 시빅 하이브리드 역시 연비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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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트 500 1.3 멀티젯 – 110g/km

인기 절정의 피아트 500은 1.3 멀티젯 모델이 가장 CO2를 적게 배출한다. 1.3리터 멀티젯의 출력은 차체 중량이 가벼운 500에 충분한 75마력(14.8kg․m)의 힘을 발휘하지만 공인 연비는 28.6km/l로 매우 우수하다. 500은 1.3 멀티젯 이외에도 1.2 가솔린의 CO2 배출량이 120g/km 이하를 기록해 영국 같은 나라에서는 통행세 등을 면제받을 수 있다. 피아트는 밀려드는 수요에 맞춰 500의 생산량을 연간 10만대에서 20만대 이상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피아트 500은 판다에 이어 유럽 미니카 클래스에서 판매 2위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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